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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탐방 1편 - 하윤보 경기당구연맹 회장(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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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탐방 1편 - 하윤보 경기당구연맹 회장(상편)
사회 - 오성규 코줌코리아 대표
대담 - 하윤보 경기당구연맹 회장
기록 - 김세윤 코줌코리아 상무이사
장소 -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유타워 용인백옥쌀배 경기도오픈 경기장
오성규 - 현재 당구계에 2개의 잡지사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전체를 커버하기에는 아직 숫자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코줌코리아는 그 중간자적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대한당구연맹의 컨텐츠를 방송국이나 인터넷에 올리고 선수들과 당구 관련 인사들의 기사들도 포털사이트나 언론사에 전달하여 당구를 폭넓게 알리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윤보 회장 - 과거에 당구계에서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잘나가는 축구나 인기 종목의 회장을 해야지 당구 그런거 회장 왜 하냐고 묻습디다. 그 때 내가 한 말이 뭐냐면 인기 종목의 회장은 아무나 시켜주지도 않고 내가 그런 재목도 아니고 당구는 할 일이 너무나 많아서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구는 할 일이 너무나 많아서 재미가 있습니다. 다른 욕심이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필요로 할 때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하는 것입니다. 이 일은 당구의 가치를 높이고 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에 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재력도 부족하고 능력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뛰는 것 하나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성규 - 그 말씀을 들으니 무언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 더 큰 의미를 두신다는 말씀이신 듯 한데 그 부분에 많은 공감을 합니다.
하윤보 회장 - 오늘 유타워에서 경기를 하는 것도 우리 당구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자는 취지를 가지고 어렵사리 이곳을 섭외해서 추진한 것입니다. 그동안의 대회는 밀폐된 공간에서 우리끼리만 하는 당구대회를 했지만 이번에는 그 틀을 바꿔보고자 시도한 것입니다. 대회를 하고 돈을 지출하면 적어도 홍보효과는 있어야 했지만 그 결과가 미흡해서 항상 아쉬웠습니다. 지난 해 수원월드컵 대회에서도 돈이 있었으면 많이 썼을텐데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예산이 넉넉했더라면 많은 경품도 걸고 관중동원에 더 큰 힘을 쏟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쉽게 말하는 분들은 당구 대회 한번 하는데 뭐 큰 돈이 필요한가라고 묻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분들의 시각으로는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구 대회는 이익을 남기고자 하는 장사가 아니고 오직 당구를 널리 알려 많은 사람들이 당구를 기억하고 즐기는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고생이 되더라도 이렇게 넓은 공간에서 대회를 준비하고 힘들게 매달려 대형현수막을 내걸고 하는 것은 언젠가 이런 일들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 당구에 가장 필요한 일은 뭐냐면 이미지 쇄신입니다. 축구는 국민들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어서 홍보가 잘 되어 있고 모두가 즐기고 있는 반면에 당구는 축구와 마찬가지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데도 과거의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것을 쇄신하는데 당구계는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성규 - 제가 당구계에 일을 한 지 10여년이 되었고 연맹에서 5년여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구계에서 경기당구연맹이 늘 앞장서서 일을 추진해가는 모습을 보면 참 놀랍습니다. 우승 상금이 1000만원 대회를 주최하는 등 앞선 모습을 보이는 노하우가 있습니까?
하윤보 회장 - 우리가 조금만 시각을 넓게 가지면 당구에 대한 답이 어느 정도 보입니다. 흔히들 당구에서 금방 프로가 만들어질 것처럼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것은 지금 환경에서는 만들어질 수가 없습니다. 축구의 경우 지금의 프로팀들이 생기기 전에 은행팀들과 실업팀들이 많이 있어서 이런 팀들을 토대로 프로가 생겨난 것입니다. 당구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돈이 있어야 프로가 만들어질 수 있는데 돈은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 당구계에 큰 돈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중견기업만으로는 프로를 하기에 벅찹니다. 결국 대기업에 큰 돈이 있기에 대기업이 당구에 큰 관심을 갖도록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당구의 프로화는 요원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큰 대회를 할 수 있으려면 당구 외적인 힘을 빌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용인백옥쌀배 경기도 오픈 대회도 지방자치단체인 용인시에서 지원을 해서 대회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대회 예산이 5000만원 정도 들어가는데 이런 예산을 당구계에서 조달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승상금은 적어도 1000만원은 되어야 당구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데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목표의식을 분명하게 지니고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을 굳이 노하우라고 한다면 우리는 생각만 하지 않고 뛰었다는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돈을 줄 것이라고 기대만 하고 있으면 아무도 돈을 주겠다고 불러주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직접 뛰어가야죠. 직접 만나서 당구대회를 열여야 할 충분한 이유를 설명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어떤 이익이 있을지 설득력있는 이야기를 전달해야죠. 그게 노하우라면 노하우죠. 움직인다는 것이 노하우입니다.
오성규 - 2012년 대한체육회의 '자랑스런 체육인'이라는 상을 당구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연맹회장님이신 하윤보 회장님이 수상하셨습니다. 이런 부분이 그냥 된 것이 아니라 10여년 가까이 경기당구연맹을 한국의 당구계에서 선두주자로 끌어오신 역량때문이 아니신가 생각합니다. 각 시도당구연맹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만한 좋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하윤보 회장 - 사실, 간단합니다. 당구연맹은 선수단체입니다. 선수들이 있기에 연맹이 존재합니다. 선수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보면 답은 나올 겁니다. 선수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생각해보면 됩니다. 며칠 전 당구 선수 3 명이 수원시청 직장팀과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금액이 크고 작은 것에 관계없이 지방자치단체가 당구선수에게 투자를 한다는 사실입니다. 당구계의 위상이 달라져 가고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입니다. 당구선수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면 이제 해답은 간단합니다. 돈이 없으면 돈을 가져와야 하고 국민들의 당구 인식이 좋지 않으면 이것을 바꾸면 됩니다. 물론 이 문제들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화들이 상상한 것들이 이제 현실이 되어가는 시점인데 아직 당구를 좋은 세상으로 만드는 만화가 나오지는 않았지요?
당구가 발전하려면 적어도 한 세대는 지나야 합니다. 저는 그 밑거름만 될 것입니다. 제가 그 결과를 보지 못하고 다음 세대가 되어야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지 개선때문입니다. 당구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당구 외부에서 볼 때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여져 왔기 때문에 아이들이 당구장에 가려고 하면 부모들이 자신의 시대에 당구를 즐기던 부정적인 모습이 기억나서 보내지 않으려 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답은 자명합니다. 최근에 당구장에서 금연을 하려는 시도도 있고 여자의 나체 사진이 걸려있던 당구장 포스터들이 유명 당구 선수의 사진들로 바뀌었고 당구 관련 그림들로 바뀌어 가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지금 천천히 가고 있지만 그래도 잘 하고 있는 점입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사람들이 당구가 무척 달라졌다고 서로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구외적인 지원책이 저절로 나올 것입니다. 당구계 내에서 보유한 예산이나 매출만 가지고서 큰 일을 하기란 어렵습니다. 이번 용인백옥쌀배도 용인시에서 7000여만원의 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단일종목 대회에 이렇게 큰 금액을 지원하기란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우리가 긍정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점은 지난 달 전주에서 열린 전주배, 이번 용인에서 열리는 경기도 오픈, 서천에서 열리는 한산모시배, 양구에서 열리는 대회 등입니다. 모두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을 해서 열리는 대회란 점입니다. 이런 지원이 없으면 우리 힘만으로 대회를 열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우리 경기당구연맹이 꼭 전하고 싶은 노하우란 '생각만 하고 있지 않고 움직일 뿐이다'라고 말씀드립니다. 경기도가 입지조건이 좋아서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경기도는 자치단체가 많고 넓어서 하나로 통합해서 일하는 것이 다른 지역보다 더 힘들고 어렵습니다.
오성규 - 경기당구연맹은 월례 정기 평가전을 각 시군별로 치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윤보 회장 - 정기평가전의 의미를 예전과 달리 해석하고 싶습니다.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54개 종목 중에서 매월 모여서 정기적으로 월례 대회를 치르는 종목은 당구가 유일합니다. 대한당구연맹 16개 지부에서 이런 월례 대회를 한 이유는 사실 매월 선수들의 회비를 받아 예산 운영에 도움을 받기 위함이 초기의 의도였습니다. 경기당구연맹은 7~8년 전부터 회비 제도를 삭제하였습니다. 외부에서 이사를 영입하여 그분들이 지원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타 지역에서 경기당구연맹이 돈이 많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사실 경기당구연맹도 돈은 없습니다. 비영리단체라서 수익사업을 할 것도 아니고 우리가 다른 이유는 '생각만 하지 않고 몸으로 움직인다'는 점일 뿐입니다. 돈이 없으면 '생각만 하지 말고 몸'으로 뛰어야 합니다. 이번 수원 월드컵도 대회를 잘 치르고 관중동원에 힘을 쏟기 위해 자동차 한 대라도 경품을 걸까 고민 중입니다. 지난 전주배 대회를 마치고 올라와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나서 부탁을 했습니다. 작년에 예산 부족으로 월드컵 대회를 치르면서 고생을 많이 했으니 올해 지원을 늘려달라고 부탁했더니 도와주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하더군요. '도지사가 도와줄껀데'라고 생각만 하고 있어서는 될 리가 없는 일입니다. 직접 몸으로 만나야 해결이 가능합니다. 뭐든지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저는 모험심이 있는 편입니다. 시도해보고 안되면 본전이고 되면 좋은 것 아닙니까? 움직여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번 용인백옥쌀배 경기도오픈 대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용인시에서 4년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것은 용인시에서 필요로 하도록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진 컨텐츠를 가치있게 만들어야 내년에도 이 대회를 할까 말까 고민하는 지방자치단체에 확신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지난 해와 올해 용인시도 여러 종목의 체육 지원을 끊었지만 당구 지원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방송과 연계를 하고 있고 방송에 용인시가 지속적으로 노출 효과를 보고 있어서 그런 점을 부각시켜 왔습니다. 이번 대회는 특히 오픈된 장소에서 하기에 더욱 그림이 좋게 나오고 용인시에서도 흐뭇해 할 것입니다. 이런 대회가 오래 지속되려면 우리만 지원을 받아가서는 곤란하고 지원하는 지자체의 입장에서도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경기당구연맹에서도 별도로 예산을 써서 용인백옥쌀을 일정 금액 구입하고 함께 나누는 행사를 하였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서천에 김도 사고 양구의 송이주도 사고 전주의 이강주도 사고 용인백옥쌀도 사서 관중 경품으로 제공해서 당구를 후원하는 지역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우리만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는 가치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이왕 경품으로 나누어줄 것인데 당구 지원 업체들로부터 구매를 하면 서로 좋은 것이 아닐까요?
저도 얼마 안가서 물러나야 할 때가 옵니다. 그 때는 새로운 젊은 생각과 젊은 리더가 들어와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야 할 시간이 될 것입니다. 고인 물은 썩기 쉬워서 젊은 생각들이 많이 당구계에 들어와야 합니다. 저도 생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지금까지는 나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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