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롬 빌리아드 - 3쿠션 - 월드컵 - Bursa (TUR)
본선 32강, 왕좌를 향한 도전!
© 개막식을 멋지게 장식한 고적대 향연
본선무대 개막을 알리는 고적대의 흥겨운 음악과 함께 시작된 터키 부르사월드컵 32강, 그 무대에 예선을 뚫고 올라온 8명과 본선 시드 2명, 총 10명의 한국 선수들이 섰다.
대전의 안지훈 선수는 생애 첫 월드컵 무대 16강에 올랐다.
지난 2015년 베트남 호치민 월드컵 32강을 제외하고는 번번히 Q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셨던 그였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PPQ라운드 16위, PQ라운드 13위로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운명의 Q라운드에서 완벽한 2승을 따내며 종합 에버리지 1.739를 기록하며 당당히 실력을 입증했고, 오늘 32강 본선에서 터키의 거목 타이푼 타스데미르(TASDEMIR Tayfun)선수를 잡아내며 자신의 월드컵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그의 16강 상대는 토브욘 블롬달(BLOMDAHL Torbjorn)이다.
대구의 이승진 선수도 머나먼 터키 땅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국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실력자였지만 2011년 수원월드컵 16강을 제외하고는 월드컵 무대에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그였기에 본선 무대의 생소한 얼굴에 터키 당구팬들은 아마도 안심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주최국 터키의 대들보 무랏 나시 쵸클루(COKLU Murat Naci) 선수가 20이닝만에 무너지는 모습을 본 후, 좌중은 이승진 선수의 얼굴을 또렷히 기억에 남길 수 밖에 없었다.
대어를 잡은 이승진 선수의 16강 상대는 베트남의 기린아 응유엔 쿽 응유엔(NGUYEN Quoc Nguyen) 선수다. 기복이 상당하지만 오늘 터키의 강호 칸 카팍(CAPAK Can) 선수를 13이닝만에 잡아내는 기염을 토하며 딕 야스퍼스(JASPERS Dick) 선수가 그리스의 코코리스 코스탄티노스(KOKKORIS Kostantinos) 선수를 상대로 기록한 2.857의 에버리지를 제치고 32강 종합 1위를 기록했다.
한편, 두터운 선수층 덕에 한국 선수간의 대진이 잦던 다른 월드컵과는 달리, 이번에는 단 하나의 한국 선수 대진만이 32강에서 이루어졌다. 피할 수 없는 이 승부의 주인공은 바로 지난 2016 구리월드컵 8강에서 맞붙었던 최성원 선수와 조명우 선수, 당시 단 1점 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던 조명우 선수는 그 길로 4강까지 직행하는 기염을 토했었다.
이후 프랑스 라볼르 월드컵 16강, 이집트 후루가다 월드컵 32강 등 빠짐없이 본선에 오르며 그 실력을 뽐내던 조명우 선수였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절치부심 국제대회에서 반등을 노리는 최성원 선수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노련한 경기운영과 안정적인 득점력으로 한층 매서워진듯 보이는 최성원 선수는 Q라운드 2.424의 에버리지로 종합 1위를 마크하며 본선에 진출했고, 오늘 조명우 선수를 상대로 운영미를 과시하며 24이닝 40:25로 승리를 가져갔다.
최성원 선수의 다음 상대는 그리스의 속사포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POLYCHRONOPOULOS Nikos) 선수, 오늘 한국의 조치연 선수를 28이닝 40:35로 제압하며 16강에 오른 그리스 부동의 1번이다. 벨기에의 에디 레펜스(LEPPENS Eddy) 선수를 제압하고 16강에 오른 토브욘 블롬달(BLOMDAHL Torbjorn) 선수의 그에 대한 평가는 이렇다. " 최근 많은 그리스 선수들이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며 그 강함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니코스 선수는 그 모든 선수들과 아주 멀리 떨어져있는 입지불변의 그리스 최고 선수이자 세계 최고 선수 중 한명이다."
강동궁 선수는 이집트 1번 사메 시돔(SIDHOM Sameh) 선수를 상대로 1점차까지 추격당하는 아슬아슬한 접전을 펼친 끝에 승리를 따냈다. 경기 초반 이후 단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하이런 11점 등 몰아붙인 강동궁 선수는 39:28로 승리를 눈앞에 뒀고, 승부의 순간 특유의 뒷심을 발휘해 하이런 9점을 뽑으며 따라붙는 시돔 선수를 뒤로하고 침착하게 1점을 마무리했다. 시돔 선수는 후구에서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남은 1점 마무리에 아쉽게 실패했다. 22이닝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한 강동궁 선수의 다음 상대는 아쉽게도 같은 한국의 김형곤 선수다.
2016 이집트 후루가다 월드컵 우승에 빛나는 허정한 선수는 2016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월드챔피언 다니엘 산체스(SANCHEZ Daniel) 선수를 만나 세 번의 승부치기를 가는 접전 끝에 안타깝게 패배했다. 시종일관 접전을 벌이며 근소한 차로 산체스 선수를 추격하던 허정한 선수는 경기 막판 39:37에서 3점 마무리에 성공하며 40점 고지에 안착했고, 후구에서 남은 1점을 마무리한 산체스 선수와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승부치기 첫 번째 2점, 두 번째 3점에 이은 세 번째에서 초구를 실패하며 산체스 선수에게 승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정말이지 아쉬운 패배였다.
허정한 선수의 경기도 아쉬웠지만, 정말로 아쉬운 경기는 바로 터키의 루트피 체네트(CENET Lutfi) 선수를 상대한 김행직 선수의 경기였다. 근소한 차로 체네트 선수를 추격하던 김행직 선수는 경기 막판 36:39로 몰린 상황에서 체네트 선수가 내준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무리에 나섰다. 수비성 배치를 멋지게 풀어내며 시작한 추격은 3점에 이르렀고, 마지막 배치에서 공을 닦아줄 것을 요청한 김행직 선수는 침착해 보였다. 키스가 위험해 보이는 짧은 대회전을 두고 고민하던 그는 마지막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계산을 끝낸 후 신중하게 샷을 날렸지만 안타깝게도 키스를 피하지 못했다.
39:39, 좌중의 탄식속에 노란 공의 체네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고, 수비성 배치를 리버스 형태로 풀어낸 더블쿠션이 빚맞으며 관중들은 술렁였다. 하지만 그 순간, 튀어나갔던 1적구가 빠른 속도로 되돌아와 수구를 강타하며 수구의 방향을 2적구로 돌려놓고 말았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승부의 일부분이었지만, 참으로 허무한 패배였다.
이로써 이탈리아의 당구명장 마르코 자네티(ZANETTI Marco)를 꺾은 김형곤 선수, UMB시드로 출전한 콜롬비아의 후베르니 카타노(CATANO Huberney) 선수를 꺾은 조재호 선수 등 총 6명의 한국 선수가 16강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주최국 터키는 32강에 출전한 6명 중 체네트 선수만이 살아남아 주최국의 체면을 지켰다. 이밖에도 프레드릭 쿠드롱(CAUDRON Frederic), 롤란드 포톰(FORTHOMME Roland), 에디 멕스(MERCKX Eddy) 등 벨기에 3인방과 프랑스의 제레미 뷰리(BURY Jeremy) 등도 16강에 무사히 안착했다.
화려한 볼거리와 함께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2017 터키 부르사월드컵, 16강 경기는 2월 11일 토요일 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시작되며 같은 날 밤 10시에 8강전이 시작된다. 전 경기 코줌코리아에서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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